Movie

칠레전투

공공현장 2010. 11. 7. 21:55

 

 

 

 

 

Batalla de Chile(칠레전투.1977)

 

- Patricio Guzma'n(파트리시오 구스만)감독의 칠레 민중정부의 좌절과 희망을 담은 다큐멘터리

 

 

1973년 9월 11일, 역사상 최초로 민주적 선거를 통해 입성한 칠레의 사회주의 민중연합정부의 지도자 살바도르 아옌데가 반동적 쿠데타세력에게 살해된다. 그리고 비극적 다큐멘터리 “칠레전투, 비무장 민중의 투쟁” 3부작은 바로 거기서 끝나고, 다시 시작했다.

라틴아메리카의 해방과 독립, 투쟁과 전투의 진보운동 속에서 칠레는 20세기의 파리코뮌이었다.

말 그대로 “마르크스가 ‘프랑스 내란’에서 문제제기하고 레닌이 ‘국가와 혁명’에서 정식화한 모든 일들이 민중들의 힘으로 눈앞에서 펼쳐졌다.” 이것은 책이 아니라 일상생활의 스펙터클이었다.

1972년 11월 2일, 아옌데 정부의 출범과 함께 진보적인 젊은 영화인들은 이 ‘위대한 사건’을 기록하기로 했다. 그들은 영화를 만들어 본 경험이 전혀 없었으며, 기자재도 부족했다. 하지만 파트리시오 구스만(연출), 페데리코 엘톤(기획), 호르헤 뮬러(촬영), 베르나르도 멘스(사운드), 호세 피노((조명)는 16mm 에클레어 카메라와 나그라 녹음기 한 대, 코닥 흑백 필림만으로 무장하고 ‘새로운 세상’ 속으로 들어갔다. 그것은 경이로운 체험과의 만남이었다. 그들은 작업일지에 “이 영화는 새로운 역사의 첫 번째 영화가 될 것”이라고 써 넣었다. 대부분의 장면은 롱 테이크로 촬영되었으며, 수 많은 민중들은 인터뷰 했다. 그리고 부족한 조명시설 때문에 많은 장면들을 자연광 아래서 ‘생생하게’ 찍어야 했다.

그러나 희망은 오래가지 않았다. 아옌데정부는 쿠데타로 무너졌고, 촬영은 중단되었다. 파트리시오 구스만과 그의 동료들은 필림과 녹음테이프를 들고 6개월에 걸친 밀반출 끝에 쿠바로 망명했다. 그리고 아옌데 민중정부 아래서 체험한 8개월에 걸친 삶과 희망을 담은 필름은 곧바로 편집을 거쳐 후반 작업에 들어간다.

6년에 걸친 편집과정에서 이 영화는 제1부‘부르주아지의 봉기’, 제2부‘쿠데타’, 제3부‘민중의 힘’으로 구성된 3부작으로 다시 태어났다. 선거를 통한 자본주의에서 사회주의로의 이행이라는 전례 없는 정치적 실험과 사회주의에 대한 제국주의와 매판 부르주아지들의 반동적 폭력에 대한 4시간 30분에 걸친 이 장대한 진술은 영화에 담겨 있는 ‘좋은 세상에 대한 희망’과 비극적으로 끝난 아옌데 정부에 대한 냉철하고도 분석적인 시도가 서로 변증법적으로 보여주고 대답하고, 질문하고 다시 보여주게 만든다.

그런 의미에서 이 다큐멘터리는 선동적이라기보다는 분석적이며, 예언적이라기보다는 희망적이다. 부르주아 국가의 억압적 기구들을 파괴하지 않고 사회주의로 평화적으로 이행하는 것은 불가능한가? 더 나아가 부르주아지들이 지배하는 자본주의 생산양식을 바꾸는 계급투쟁의 진정한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파트리시오 구스만과 그의 동료들은 “칠레전투”가 영화에서 마르크스-엥겔스의 “공산당 선언”과 같은 의미가 되기를 원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아옌데정부에 관한 연민과 향수에 찬 기록을 넘어서서 바로 영화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다시 묻는 망치가 되었다.

파트리시오 구스만은 이 영화가 “세계사의 맥락에서 과도기적인 필름이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일보전진, 이보 후퇴!

                                                                         --- 영화평론가 정성일---

 

 

 

 

 

Batalla de Chile(칠레전투.1977)

 

<칠레전투>는 1973년 칠레의 아옌데 민중연합정부 시대로 돌아가게 하는 타임머신이다. 아옌데는 평화적인 과정으로 정권을 잡았지만, 그의 재임 기간동안 평화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보수 우파의 반혁명 공세와 춘추전국시대처럼 즐비한 정당의 권력투쟁 속에서 아옌데는 힘겨운 사회주의 개혁을 단행한다. <칠레전투>는 아옌데 정권의 유토피아적 실험을 다룬 진보운동의 기록이자 새로운 영화세상을 예고한 제3의 영화이다.

파트리시오 구즈만과 다섯 명의 동료들은 16mm 카메라와 나그라녹음기 한 대, 코닥 흑백필름과 자연 조명만 갖춘 채 거리를 누비며 날 것 그 대로 칠레 역사를 채록한다. 수 많은 칠레 민중들의 인터뷰를 담았으며, 거듭되는 집회와 거리에서 치열한 토론 수집 하였고, 아옌데의 감동적인 연설 등도 모았다. 그리고 아옌데의 개혁 정치를 헐뜯고 이에 맞서는 부르주아지들의 목소리도 함께 담았다.

구즈만과 그의 동료들은 아옌데와 함께 일한 셈이었고, 그의 개혁을 카메라에 담았고, 그의 최후를 기록했으며, 그의 죽음과 함께 칠레를 떠났다. 아옌데 정권 9개월 동안 숨가쁘게 진행된 칠레 현대사는 6개월 동안의 밀반출 끝에 쿠바로 옮겨져 6년 동안의 편집과정을 거쳐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제1부 부르주아지의 봉기(98분)

민중연합정권이 개혁을 단행할수록 우파 부르주아지와 제국주의의 반혁명 공세를 거세어 진다. 카메라는 이 소요 속을 누비며 각 정파들의 다양한 의견을 담아 분석적인 입장에서 재구성한다. 흔들리는 칠레의 모든 기억이 이 속에 담겨 있다.

제2부 쿠테타(87분)

1973년 6월부터 시작된 쿠데타 시도로부터 영화를 시작된다. 이 쿠데타 시도는 성과없이 끝났지만 그것이 아옌데정권의 마지막 대결이었다는 것은 역사를 경험한 이후 터득한 사실이다. 우파가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기 위해 또다시 군부를 조직하고 있는 동안 좌파는 전략적인 이견으로 분산되고 있었다. 아옌데를 살해하고 TV방송을 통해 자신의 집권을 알리는 피노체트와 연결된 아옌데의 마지막 라디오 메시지는 정의로운 역사의 부활을 염원하는 간절한 기도처럼 보인다.

제3부 ‘민중의 힘’(79분)

수 많은 정당과 정치 조직들의 힘겨루기 속에서 노동자와 농민들의 정치투쟁 그리고 아옌데의 개혁정책에 응수하는 자본가들의 파업과 공장폐쇄를 담고 있다.

                                                                        --- 인권운동제 기획 김정아 ---